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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 : 다중우주, 장르 초월, 놀라운 연기력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는 단순한 멀티버스 영화의 틀을 넘어서, 가족이라는 인간적인 주제를 중심에 둔 독창적인 예술 작품이다. 다니엘 콴과 다니엘 샤이너트 감독(일명 다니엘스)이 공동 연출한 이 영화는, 세탁소를 운영하는 평범한 이민자 여성 에블린이 무한한 우주의 가능성과 자신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아들을 마주하면서 겪는 감정적 여정을 그린다. 과감하고 실험적인 연출, 다양한 장르의 혼합, 그리고 미셸 여의 인생 연기까지 어우러져 하나의 완성도 높은 시네마틱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는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그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단순한 SF 액션이 아닌, 사랑, 용서, 정체성.. 2025. 6. 18.
오펜하이머(2023) : 천재 과학자, 시간과 진실, 과학과 윤리 *《오펜하이머》*는 상업성과 예술성, 역사성과 철학성이 공존하는 드문 영화다. 그 안에는 과학의 순수성, 정치의 냉혹함, 인간의 도덕성, 그리고 전쟁이 남긴 상처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영화는 과거를 회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기술 발전의 속도,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위험성, 그리고 윤리적 판단의 어려움 등을 되돌아보게 한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으며, 관객 개개인에게 깊은 반성과 성찰을 안겨준다.1. 천재 과학자의 두 얼굴 - 로버트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가 연기한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단순한 과학자가 아니다. 그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조종당하면서도 동시에 그 흐름을 만들어낸 주체였다. 영화는 그의 내면을 정밀하게 해부하면서, 관객.. 2025. 6. 17.
더 배트맨(2022) : 느와르 장르, 새로운 배트맨, 스타일리시한 연출 2022년, DC 확장 유니버스가 아닌 독립적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재탄생한 《더 배트맨》은 기존 히어로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결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3부작 이후 가장 강렬한 배트맨 영화로 꼽히는 이 작품은, 마블 영화처럼 화려한 액션이나 유머가 아닌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느와르 탐정극이다.맷 리브스 감독은 고담시라는 부패한 도시를 하나의 생명체처럼 그려내며, 그 안에서 싸우는 인물들의 심리와 사회 구조를 세밀하게 파고든다. 특히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브루스 웨인은 더 이상 완성된 영웅이 아니라 분노와 트라우마에 갇힌 복잡한 인간으로 표현되며, 관객들에게 더 깊은 몰입을 유도한다.《더 배트맨》은 단순히 악당과 싸우는 히어로의 이야기가 아니다. 진.. 2025. 6. 17.
Poor Things : 벨라 벡스터, 현실구조와의 충돌, 시각적 유희 《Poor Things (2023)》는 기존 영화 문법을 완전히 벗어난 독창적인 작품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기괴하고 우화적인 스타일 속에서, 관객은 '벨라 백스터'라는 한 여성의 기이한 성장 서사를 따라가며 근대 사회의 성별 규범, 자유, 지성, 쾌락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마치 ‘프랑켄슈타인’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섞은 듯한 이 이야기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유머, 그리고 비주류적 미장센이 어우러지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엠마 스톤은 이 영화에서 과감하고 전위적인 연기를 펼치며 자신의 커리어에 있어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괴상한 영화가 아니라, 시대의 억압과 여성 해방을 과감하게 은유한 이 작품은 2023년 가장 도발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영화 중 하나.. 2025. 6. 16.
Joker : 아서 플렉, 폭력과 분노, 승화된 고통 2019년, 토드 필립스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가 함께 만들어낸 영화 《조커(Joker)》는 단순한 코믹북 원작 영화가 아니었다. 고담시의 악당 ‘조커’의 탄생을 다룬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 장르의 문법을 철저히 배반하며, 현대사회의 병리와 인간 심리의 어두운 단면을 강렬하게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주인공 아서 플렉의 심리 변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불편함과 연민, 공포를 동시에 느끼게 만든다. 이 영화는 단지 한 남자의 몰락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시스템 속에서 소외된 존재들이 어떻게 붕괴되고 분노하게 되는지를 심도 있게 묘사한다. 호아킨 피닉스는 이 영화에서 체중 감량, 반복되는 웃음 발작, 무너지는 자아를 극도로 사실적으로 표현해 내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조커》는 그야말로 ‘불.. 2025. 6. 16.
Barbie : 자아 찾기, 켄의 재해석, 바비랜드의 시각적 세계 2023년 개봉한 영화 《바비(Barbie)》는 단순한 인형 이야기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분홍빛 세계 속에서 펼쳐지는 유쾌한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는 그보다 훨씬 깊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감독 그레타 거윅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도발적인 접근으로, ‘바비’라는 상징을 통해 여성성과 정체성, 그리고 사회 구조를 유쾌하면서도 예리하게 풀어낸다. 마고 로비가 연기한 ‘스테레오타입 바비’는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캐릭터가 아닌, 존재의 이유와 역할을 고민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라이언 고슬링의 ‘켄’ 역시 전형성을 넘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이 영화는 ‘바비랜드’와 ‘리얼 월드’를 오가며 현실 세계의 모순과 환상을 교차시키고, 관객에게 유쾌한 웃음과 뼈 있는 풍자를 동시에 선사한다.. 2025. 6. 15.